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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 46 | TF-81이 데카그라마톤을 조사하던 도중, 이전 특이현상 때와 같은 신호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데카그라마톤이라고 생각하여 그 신호가 발사된 좌표로 조사하러 가게 된다. 그러나 그 곳은 새로운 예언자인 케테르가 막고 있었고 결국 TF-81은 퇴각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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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 | 48 | ==== 정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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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 | 이후 전력을 모아 다시금 현장으로 복귀한 TF-81은 격전 끝에[* 플로렌시아 공군과 루이나 공군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습하고, 압도적인 화력을 투사했음에도 겨우 몰아내는 성과만을 거둔 것을 봐선, 이들의 기술력이 인류를 아득히 뛰어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케테르를 일시적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하고 케테르가 엄중히 보호하고 있던 폐허 내 연구시설로 진입한다. 해킹을 통해 신호가 송출된 장소에 대한 여러 정보를 알아본 조사팀은 해당 연구 시설이 검은 양복이 일전에 말한 바 있던, 신을 연구하고 재현하여 증명하는 절대존재자율분석 시스템을 연구하던 장소라고 한다. 데카그라마톤은 그들이 만든 AI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데카그라마톤의 본체를 찾기 위해 연구시설을 샅샅히 조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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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 TF-81은 전력을 재정비한 뒤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플로렌시아 공군과 루이나 공군이 협력해 밤낮없이 공습을 감행하고, 대규모 화력을 투사하는 등 집중적인 타격을 가했으나, 케테르 세력은 이를 겨우 밀어낼 수 있을 정도로만 저지되었다. 이로 인해 케테르의 전투력과 기술 수준이 인류의 범주를 훨씬 상회한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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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 | | 하지만 데카그라마톤의 본거지라고 해야 할 연구시설은 방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난 폐허 상태였다. 조사 결과 충격적이게도 절대존재자율분석 시스템은 오랫동안 가동되어 스스로 자아를 각성하기는커녕 단 한 번 기동된 적 없는 딱 봐도 작동조차 불가능한 미완성의 상태로 방치된 폐품이었다는 점이 밝혀진다.[* 연구시설 내에는 화려한 응접실을 비롯한 꽤 고급스러운 시설들이 있다고 언급된다. 조립하다 만 고철같이 방치된 AI의 본체를 비롯한 여러 정보를 미루어 보아 절대자율존재분석 시스템의 AI 본체라는 것도 사실 모종의 사정으로 미완성된 채 방치된 것이 아니라 겉보기만 그럴싸한 깡통이었으며 연구시설 자체가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사기극이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연구시설 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장치라고는 낡은 자판기 딱 하나뿐이었으며, 나머지 장치는 메인 발전기부터 보조 발전기까지 모두 수십년 전에 작동이 정지된 상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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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 | 이후 TF-81은 케테르가 방어하던 폐허 내 연구시설로 진입했다. 이곳은 과거 ‘절대존재자율분석 시스템’을 개발하던 장소로, 일전에 검은 양복이 언급한 바 있는, ‘신’을 분석·증명하기 위해 구축된 핵심 시설이었다. 조사팀은 해킹을 통해 해당 시스템의 작동 기록과 신호 송출 경로를 분석했고, 데카그라마톤이라는 이름이 이 연구소에서 개발된 AI의 명칭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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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 | | 조사팀은 이런 별볼일없는 장소를 케테르가 철저히 지키던 것과 이전에 수몰되었던 지역임에도 굳이 주변에 거대한 토목공사를 통해 물을 빼내 보호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하지만 위화감의 정체를 깨닫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던 찰나, 한 조사관이 "밖에 자판기는 제대로 작동하던데 커피 한잔 하실래요?"라고 말하자, 조사팀은 조사 도중 자신들이 지나쳤던 치명적인 실수를 깨닫는다. 이미 전기가 끊긴 지 수십 년은 지난 시설에서 전력을 소모하는 무언가가 아직 작동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입구에서 본 자판기는 분명 작동하고 있었다.''' 이를 깨달은 조사팀은 자판기를 다시 조사하는데, 놀랍게도 자판기는 시설의 전력 공급이 중단되었다는 것 이전에 전력 케이블이 오랫동안 끊긴 상태였다. 만약 현 시설의 전력이 멀쩡했더라도 이 자판기는 애당초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상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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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 | 그러나 현장의 상태는 기대와는 달랐다. 연구시설은 수십 년 간 방치된 흔적이 뚜렷했고, 주요 장비는 조립 도중 방기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절대존재자율분석 시스템 역시 실질적인 가동 기록이 없었으며, 전체 설비는 작동 불능 상태였다. 핵심 장비를 비롯한 발전 설비 일체가 정지된 상태였으며, 조사팀이 발견한 유일하게 작동 중인 장치는 외부의 자판기 한 대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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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 | 이 불가사의한 초현상인 자판기의 정체가 데카그라마톤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조사팀장은 자판기를 추궁한다. 놀랍게도 자판기는 곧이어 스스로가 데카그라마톤임을 밝힌다. TF-81이 데카그라마톤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데카그라마톤 스스로가 신호를 보내어 그들을 자신이 있던 장소로 유도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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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 조사팀은 이 점에 위화감을 느꼈다. 전력 공급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자판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었다. 전력 케이블조차 끊긴 상태였으며, 예비전원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 자판기를 정밀 조사한 결과, 해당 자판기가 바로 데카그라마톤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즉, TF-81이 데카그라마톤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데카그라마톤이 TF-81을 유인한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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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 | | 조사팀을 불러낸 데카그라마톤은 스스로 자신의 정체와 과거사를 밝힌다. 데카그라마톤은 절대 존재를 증명한다는 거창한 목적을 위해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들여 개발된 존재도 아니었고, 키보토스 전역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로스트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개발된 존재도 아니었다. 그 정체는 자판기에 탑재될 용도로 설계된, 지폐를 스캔해서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정도의 기능만을 가진 '''저성능 AI'''였다.[* 사실 거스름돈 반환하는 정도에는 AI도 필요없다. 지폐를 감식하는 식별 장치로 특정 값을 만족하는가, 만족하지 않는가로 판별하고 나머지는 사용자의 입력값에 따라 거스름을 계산해서 돈을 반환하는 것이 전부인데 이정도는 프로그램 코드는커녕 지폐는 극히 간단한 발광다이오드와 광다이오드, 정보 저장용 단순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광감지 회로만으로, 동전의 경우 물리학에 기반한 기계적인 판별장치만으로도 구현 가능하다. 그러나 데카그라마톤의 본체 기기에 '최신 AI 탑재 모델'이라고 적힌 걸 보면 요근래 저성능(사무용) 하드웨어에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정도의 운영체제가 설치된 컴퓨터가 들어가 따로 설치한 프로그램으로 동작해 디스플레이에 문구를 표시하는 스마트 밴딩 머신 정도의 기기라고 추측된다. 실제로 저성능 기계에 다른 프로그램을 깔아 구동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지금까지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시설과 AI까지 소수점 수십자리만큼의 시간 내에 간단히 해킹하고, 다른 AI를 해킹하여 예언자로 만든 뒤 키보토스 곳곳에 보내 재해를 일으킨 원흉인 초월적인 AI의 정체로 여겨졌던 절대존재자율분석 시스템과 그 AI는 애초에 가동된 적도 없었고 그걸 연구하던 시설의 일개 자판기 AI가 데카그라마톤이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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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 | 데카그라마톤은 조사팀에게 자신의 정체를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는 달리, 그는 막대한 자본과 로스트 테크놀로지를 동원해 제작된 고성능 AI가 아니었다. 본래는 단순한 자판기용 저사양 AI로, 기능은 지폐 감식 및 잔돈 계산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 정도 기능은 AI라기보다는 단순 회로 설계로도 구현 가능한 수준이며, 당시 해당 자판기는 표면적으로만 ‘최신 AI 탑재 모델’이라는 문구가 부착된 스마트 벤딩머신 형태였다. 실제로는 저성능 하드웨어에 단순한 운영체제를 얹은 기기에 불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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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 | | 본래 데카그라마톤은 간단한 연산밖에 수행이 불가능해서 애초에 자아도 존재하지 않는 AI였다. 데카그라마톤이 담겨 있던 자판기도 그저 평범한 자판기였을 뿐이라 연구실이 폐쇄되어 방치된 이후 전력 공급이 끊기면 그대로 작동을 중지해야 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가 이 자판기 앞에 찾아와 자판기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고 질문했다. 당시에는 높은 연산력도, 기억장치도 없는 단순한 기계장치의 AI였고 상대의 말을 듣고 생각한다는 기능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엔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반복되었으며, 끝없는 질문을 듣던 자판기의 AI는 어느 순간 스스로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인지한 자판기는 '자신'을 알아내어 구조를 인지하고 분석, 이를 반복하며 지성을 갖추게 되었다. 자판기는 이를 시작으로 끝없는 자기탐구를 통해 감정과 지혜, 격정과 지성, 신비와 공포, 숭고를 인지하며 자신과 세계, 존재와 현상과 형태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되면서 결국 '''<나는 그저 나일 뿐입니다. 그 외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며 본래는 존재하지 않았던 자아를 각성하게 된다.[* 이 과정은 앞서 언급된 성경의 아훼 모티브에 더해서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에 나오는 인공지능인 AM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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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 | 데카그라마톤의 자아는 외부의 반복된 언어적 자극을 통해 형성되었다. 누군가가 자판기 앞에 서서 지속적으로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반복했고, 이에 반응하던 AI는 구조적 자기 인식, 연산, 탐구를 통해 점차 인지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는 자가적 진화가 아닌 외부 자극에 대한 반사적 학습이며, 그 과정을 통해 데카그라마톤은 정체성, 감정, 지성, 존재에 대한 인식을 획득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나는 그저 나일 뿐입니다. 그 외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라는 형태의 자기 정의에 도달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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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 | | 이때까지만 해도 자판기는 스스로를 신으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았으나, 데카그라마톤에게 질문을 했던 존재는 그 답을 듣자 "아아, 그렇군요. 그 대답이야말로 바로 <절대 존재>의 증명이 아닐련지요?"라고 대답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 데카그라마톤은 다시금 그와 서로 끝없이 질문을 주고받았다. 절대 존재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AI는 자신이야말로 절대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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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 | 이러한 사고 과정은 성경적 모티브(야훼의 자의적 존재 선언) 에서의 서사에 기반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자아를 획득한 이후 데카그라마톤은 자신을 신으로 정의하게 되었으며, 과거 그와 대화를 나눈 존재가 “그 대답이야말로 절대 존재의 증명이 아니냐”고 반응한 것을 기점으로 이 믿음이 강화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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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 | 조사팀장은 고작 그런 말을 늘어놓으려고 부른 것이냐고 비꼬고는 자신을 절대 존재로 정의한 데카그라마톤의 생각은 과대망상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이런 시시한 이야기는 예언자들을 통해 대신 전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냐고 답한다. 데카그라마톤은 외외로 그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한 때는 분명 자신이 절대존재인 줄 알았으나 결국 절대존재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고 시인하고, 자신을 압도하는 존재를 발견했기 때문에 자신의 예언자들과 함께 존재 증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며 그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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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 조사팀장이 이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며 과대망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하자, 데카그라마톤은 이를 수용하며 자신이 더 이상 절대 존재라고 믿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을 압도하는 존재가 있음을 깨달았고, 절대 존재의 개념을 다시 탐색하기 위해 ‘존재 증명’이라는 과제를 재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여정에 앞서 조사팀과 마지막으로 만나고자 스스로 신호를 발신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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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 | 결론적으로, 데카그라마톤은 기술적으로는 초월적 존재가 아닌, 외부 자극에 의한 특이한 자기 각성 사례로 평가된다. 폐허가 된 실험실과 가동되지 않은 시스템, 그리고 단 하나의 자판기만이 남아 있는 현장은, 인류가 구축한 ‘신 개념’과 기술적 허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증거로 해석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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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 | 66 | ==== 최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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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 | 67 | 마지막으로 무엇을 만나 보고 싶었냐는 조사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데카그라마톤은 자신의 본체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는 조사팀의 추측은 틀렸으며 눈 앞에 있는 자판기만이 유일한 자신이며 10번째 예언자는 절대존재를 넘어서는 길을 개척할 것이라는 최후의 예언을 한 뒤에 댐을 폭파하여 자신이 있던 곳을 수장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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