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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랜드해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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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6 ==== 운명의 재발견은 하늘에서 왔다. 10시 10분, 서부 항공관구에서 발진해 10시간째 초계 중이던 비행정 1기가 구름 사이로 내려선 순간, 조종사의 눈에 잿빛 바다 위의 검은 함영과 그 뒤로 길게 이어진 기름띠가 들어왔다. 확인을 위해 접근한 비행정은 곧바로 보탄(KMS Wotan)의 대공포화에 붙들려 동체에 파공을 얻은 채 구름 위로 도망쳐야 했으나, 타전은 이미 끝나 있었다. "전함 1척 발견." 31시간 만에 되찾은 접촉이었다. 위치를 도상에 옮긴 순간, 함대의 모든 참모가 같은 계산에 도달했다. 보탄은 예상보다 남쪽에 있었고, 프랑스까지 남은 거리와 속력으로 미루어 27일 아침이면 독일 공군의 엄호권에 진입한다. 본대의 전함들은 따라잡지 못한다. 남은 패는 단 하나, 보탄의 진로 앞쪽까지 북상해 있던 별동대의 항모 페레그린(RNS Peregrine)뿐이었다. 그 한 장의 패로 오늘 안에 보탄의 발을 묶지 못하면, 추격전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문제는 하늘과 바다의 상태였다. 이날 해역에는 폭풍에 가까운 북서풍이 불어, 페레그린의 비행갑판은 파도를 따라 15m씩 오르내리고 있었다. 함수미가 솟구칠 때마다 갑판 끝이 물보라에 잠기는 상황에서의 발함과 착함은 그 자체로 목숨을 건 곡예였다. 그럼에도 14시 50분, 뇌격기 14기로 구성된 제1차 공격대가 뜯겨 나갈 듯한 갑판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리고 이 공격대는 이날 추격전 전체를 무위로 돌릴 뻔한 대실책을 저지른다. 저공의 비구름을 뚫고 내려온 조종사들이 탐지 장비의 휘점만 믿고 뇌격 침로에 들어갔는데, 그 표적은 보탄이 아니라 몇 시간 전 접촉 유지 임무로 단독 파견된 아군 경순양함 탤런(RNS Talon)이었던 것이다. 파견 사실이 페레그린의 비행대에 전달되지 않은 통신 계통의 구멍이 빚은 참사였다. 어뢰 11발이 아군을 향해 물살을 갈랐다. 탤런을 구한 것은 함장의 필사적인 회피 조함,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어뢰에 달린 신형 자기 신관의 결함이었다. 절반이 착수 직후의 파도에 조기 폭발했고 나머지는 전타로 피해졌다. 탤런은 끝까지 대공 사격을 봉인한 채 신호등으로 피아 식별 신호만 반복해 깜빡였고, 뒤늦게 실수를 깨달은 조종사들은 저공으로 탤런의 마스트 옆을 스치며 날개를 흔드는 것으로 사죄를 대신했다. 빈손으로 돌아온 조종사들이 격납고에서 마주한 것은 질책이 아니라 시계였다. 일몰까지 남은 시간은 세 시간 남짓. 정비사들은 전 기체의 어뢰에서 말썽 난 자기 신관을 뜯어내고 구식 접촉 신관으로 갈아 끼웠으며, 뇌격 심도도 낮춰 잡았다. 낮의 실패가 준 유일한 선물이라면, 실전과 같은 조건에서 신관 결함을 미리 확인했다는 것이었다. 19시 10분, 마지막 남은 가용기 15기가 다시 갑판을 박차고 올랐다. 조종사 태반이 낮의 오인 공격에 나갔던 그 얼굴들이었고,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것이 오늘의, 그리고 이 추격전의 마지막 발함이라는 것을. 20시 47분, 제2차 공격대는 낮게 깔린 구름 밑으로 하나둘 미끄러져 내려와 보탄을 여러 방향에서 협격했다. 대공포화는 낮의 비행정을 쫓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밀도로 하늘을 메웠고, 뇌격기들은 구름과 파도 사이의 좁은 틈을 곡예하듯 누비며 어뢰를 뿌렸다. 명중은 2발이었다. 1발은 또다시 함체 중앙의 주장갑대에 막혀 물기둥만 올렸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던 1기가 투하한 다른 1발이, 마침 어뢰 회피를 위해 좌현 전타 중이던 보탄의 함미에 꽂혔다. 폭발은 조타 기관실을 덮쳤고, 타는 좌현 12도로 꺾인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함내의 잠수부들이 침수된 조타 기관실로 들어가 필사의 복구를 시도했으나 유압 계통은 응답하지 않았고, 양현 스크루의 회전차만으로 침로를 잡으려는 시도는 폭풍의 파도가 번번이 무산시켰다. 21시 15분, 보탄의 함수는 제 의지와 무관하게 북서쪽, 즉 추격해 오는 연합군 함대의 정면을 향해 돌아갔다. 4만 7천 톤의 전함이 프랑스를 코앞에 둔 채, 바람 부는 쪽으로 크게 원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뤼첸스는 상황을 오래 오판하지 않았다. 21시 40분, 그는 본국 사령부에 짧은 전문을 보냈다. "함은 조종 불능. 최후의 포탄까지 싸우겠다." 사령부와 점령하 프랑스의 기지들이 밤새 던질 수 있는 모든 것, 유보트의 긴급 전개와 예인선 출항, 새벽의 공군 엄호를 약속했으나, 폭풍이 그 대부분을 종이 위의 약속으로 만들리라는 것은 양쪽 모두 알고 있었다. 그리고 22시를 넘기면서, 수평선의 어둠 속에서 새로운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본대에서 앞서 파견된 구축함전대 5척이 도착한 것이다. 구축함들은 조타 불능으로 갈지자를 그리는 보탄의 주위를 에워쌌고, 자정 무렵부터 파상 뇌격을 개시했다. 보탄은 탐조등과 주포·부포의 맹사로 응수했다. 상처 입은 거함과 그 주위를 도는 다섯 척의 사냥개들, 폭풍의 밤바다 위에서 벌어진 이 소모전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된다. 루이나 함대의 본대가 새벽의 처형장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여덟 시간이었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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