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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폴/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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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 개의 작은 나라 ==== 조차지는 저마다 하나의 작은 나라였다. 각 조차지에는 본국이 파견한 영사가 행정을 맡았고, 독자적인 경찰과 법원, 학교와 우체국이 있었다. 조차지의 경계에는 철책과 검문소가 섰으며, 어느 조차지에서는 합법인 일이 길 건너 조차지에서는 범죄가 되었다. 빌베른 총독부의 행정이 미치는 곳은 구시가와 북부 일대로 줄어들었고, 도시의 가장 부유한 구역들은 모두 외국의 법 아래 놓였다. 조차지를 가진 나라들은 부두와 창고, 철도를 건설하면서 자국과 식민지에서 노동자를 대거 데려왔다. 이들은 조차지 안의 노동자 거리에 모여 살며 현지 주민과 뒤섞였고, 몇 세대를 거치며 오늘날 혼혈계라 불리는 주민 집단을 이루었다. 현재 콘스탄티노폴의 공용어 목록에 빌베른어 외에 그리스어, 스페인어, 부르고어, 영어 등이 올라 있는 것은 이 조차지 시대의 흔적이다. 반면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빌베른계는 구시가와 북부에 살며 빌베른어를 지켰지만, 생계는 대부분 조차지의 부두와 공장에 기대야 했다. 이런 구조에서 부를 쌓은 것은 조차지와 총독부 사이를 중개하는 빌베른계 매판 가문들이었다. 이들은 거룻배와 창고, 통관 대행, 노동자 알선을 독점하며 조차지의 외국 상사들과 빌베른계 노동자 사이에서 이익을 챙겼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열두 가문을 현지에서는 흔히 '열두 집'이라 불렀다. 한편 조차지의 외국 은행들은 예금주의 신원을 묻지 않는 무기명 예금을 취급하며 랜드해협 곳곳의 자본을 끌어들였다.[* 이 무기명 예금은 훗날 스타투드라 정권의 비자금 은닉 창구로 악용되었다.] 그 결과 이 도시에는 공통의 시민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구시가의 빌베른 신민, 조차지의 외국 국적자, 그리고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조차지 노동자들이 한 도시에 살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법도, 제도도, 이름도 없었다.[* 구시가에 살면서 루이나 조차지의 부두에서 일하는 빌베른계 노동자는 하루에 두 번씩 조차지 검문소에서 통행증을 내보여야 했다. 태어난 구역에 따라 적용받는 법이 달랐기 때문에, 같은 거리에서 자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나라의 법정에 서는 일도 흔했다.] '콘스탄티노폴인'이라는 정체성이 끝내 형성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에 있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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