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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1 vs r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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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214테헤란 일보는 때로 국내 주류 언론이 간과한 무슬림 이슈를 발굴해 보도하며, 이로 인해 시민사회 내에서도 일정한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라마단, 희생제, 순례 시즌에는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하여 무슬림의 종교권 보호 캠페인을 보도하는 창구로 기능한다. 편집국은 벨포르 남부 지구에 위치하며, 주필은 시아파 신학을 전공한 '''하산 바르자크(Hassan Barzaq)'''가 맡고 있다. 그는 “루이나 시민이자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말할 공간을 허하라”는 말을 언론사의 사훈으로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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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216== 문제점 ==
217루이나는 언론의 자유가 헌법에 명문화된 국가다. 세계언론감시지수에서도 상위권을 자랑하고 있으며, 기자협회와 표현의 자유 단체들은 늘 자부심을 갖고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는 어느 누구도 펜을 억압하지 못합니다.” 맞는 말이다. 정말 그 누구도 펜을 억압하지 못한다. 심지어 상식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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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문제는 그 ‘자유’가 너무 지나치다는 데 있다. 기본적인 사실 확인 없이 ‘단독’을 외치고, “~로 추정된다”, “~일 수 있다”는 단서 몇 마디만 붙이면 그럴듯한 이야기가 버젓이 뉴스로 둔갑해버린다. 그러고는 다음 날 “정정보도”란 이름의 자그마한 박스로 그 모든 오보를 ‘세탁’한다. 본질은 틀렸지만 형식은 맞았기 때문에, 언론윤리위도, 법원도 뭐라 하질 못한다. 그러니 어느샌가 언론은 사실을 말하는 곳이 아니라, 먼저 말한 사람이 이기는 시장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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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가짜뉴스’에 대한 처벌은? 없다. “허위사실 유포로 잡을 수는 있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피해자가 따로 고소를 해야 가능한 일이다. 반면 언론사는 이미 클릭 수로 광고비를 챙기고, 사회는 그 ‘가짜’에 반응하고, 정치인은 거기 편승해 이익을 얻는다. 피해자는 가짜를 바로잡기도 전에 사회적 낙인부터 맞고, 정정기사는 아무도 읽지 않는다. 다시 말해, 루이나에서 가짜뉴스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 수익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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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가짜뉴스를 제대로 잡으려면 명확한 법 조항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루이나에는 없다. 아니, 일부러 만들지 않는다는 느낌까지 든다. 왜냐하면 그 법이 생기는 순간, 가장 먼저 두려워할 곳이 언론사 본인일 테니까. 여야 정당도 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일까봐 건드리기를 꺼린다. 결국 루이나의 언론 자유는 언론사를 위한 자유이지, 시민을 위한 자유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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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이런 분위기에서 대표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도, “사비에트 간첩 99명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잠입했다”는 전혀 근거 없는 기사가 전국에 퍼진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몇 주 뒤 “과장된 정보였다”고 슬쩍 정정하고는 끝이다. 책임도, 후속조치도, 반성도 없다. 오히려 트래픽은 늘고, 구독자 수는 증가한다. 진실이냐 거짓이냐보다 이야깃거리가 되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시대, 그걸 루이나 언론이 정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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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요약하자면, 루이나의 언론계는 너무도 자유롭다. 너무 자유로워서 무책임하고, 무책임하니 신뢰할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본다. 왜냐하면 선택지는 많고, 진실은 드물며, 가짜는 늘 자극적이니까. 이 모든 혼란의 근본 원인은 단 하나다. 우리에겐 표현의 자유는 있지만, 그 자유를 통제할 책임의 제도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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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혹시라도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까봐 벌벌 떠는 사회. 그 결과, 진실은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식의 언론 생태계가 탄생한 것이다.